장마철이 지나고 나면 여지없이 생기는 녹.
어찌보면 탄소강의 숙명이겠지만 연장마다 이렇게 녹이 슬어 있으면 스트레스가 상당합니다.
연장 관리를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자괴감과 일을 안하는 사람 같아 보이기도 한다는..
해야지 하면서도 바쁘단 핑계로 미뤄오다 드디어 시작합니다.
녹슨 세공줄 세척하기!






보기만 해도 짜증이 만땅~



먼저 본 세척 과정은 각종 연구 자료 및 논문 등을 참고하여 정리한 후 몇 차례 시도를 해보고 제 상황에 맞게 수정 및 보완해 기록하고 있습니다.
꼭 이것이 정답은 아니니 세척하고자 하는 재료에 따라 방법은 달라질 수 있음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우선 동브러쉬로 녹을 최대한 긁어냅니다.
일반 공구에 생긴 녹은 철브러쉬를 써도 상관 없겠지만 세공줄 같은 공구에 철 브러쉬를 쓰면 세공줄의 이가 갈리고 뭉특해지기 때문에 사용해서는 안됩니다.
동브러쉬로 부드럽게 문질러 줍니다.
일반 공구와 정에 생긴 녹을 먼저 문질렀더니 동브러쉬가 까맣게 되었네요.


세척을 위한 준비물 입니다.
물, 가스버너 또는 인덕션, 스테인레스 용기, 구연산, 베이킹소다, 온도계, 숟가락, 마른수건, 헤어드라이기 등
염산이나 PB1 보다는 안전을 위해 구연산과 베이킹소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제 작업실은 지하수라 철분 햠량이 높아 자칫 녹이 더 생길 수 있으므로 집에서 수도물을 2L 생수통으로 잔뜩 준비했습니다.
녹제거 프로세스를 먼저 나열하면
약산성 용액에 담가 녹을 제거하고, 알카리성 용액에 담가 중화를 시키고, 물로 세척한 후 건조시키고 방청작업을 합니다.
순서가 매우 중요하며 바로바로 진행되어야 하는데 특히 산성 용액이나 물에 담궜다 그냥 방치해 놓으면 탄소강 계열의 세공줄은 바로 녹이 생깁니다.
따라서 미리 세팅을 해놓고 지체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이소에서 구입한 4L, 1L 스테인레스 용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먼저 40g/L 약산성 용액(약 3~5%)을 만듭니다.
물 1L기준으로 구연산 2큰술 입니다.
2L 페트병이니 구연산 4큰술을 넣습니다.

중화를 위한 알카리성 용액은 10g/L로 물 1L 기준 1큰술 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물 세척을 위한 용기도 준비합니다.

구연산 용액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용액의 온도가 50~60℃가 적당합니다.
온도가 낮으면 오랜시간 담궈둬야 하고 70℃이상에는 산 분해 효과가 감소합니다.
세척할 연장들을 넣으면 온도가 떨어지게 되므로 중간중간 온도를 체크하고 버너를 켜서 온도를 유지해 줍니다.

세공줄을 투하합니다.
자료에서 확인한바로는 15분에서 2시간까지 되어 있는데 여러 차례 시도해 본 경험으로는 5분이 적당한 것 같습니다.
10분, 20분, 30분까지 테스트 해봤는데 5분 이상이 되면 세공줄 표면이 뿌옇게 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나중에 닦아내는게 더 힘들더군요.
이게 무슨 현상인지는 아직까지 연구자료 등에서도 아직 찾아내진 못했습니다.




바로 기포가 생기며 반응이 나타납니다.
약 5분 정도 경과하면 반응이 줄어들고 용액 색깔도 붉에 변합니다.


건져내고 바로 준비해논 알카리성 용액에 담금니다.
중화시간은 1분을 넘기면 안된다고 합니다.


다음 깨끗한 물에 세척합니다.
자료에는 흐르는 물에 씻으라고 되어있는데 여건이 안되어 용기에 담아 세척했고 물은 계속 갈아줬습니다.

그리고 바로 열풍 건조.
열풍기가 없어 헤어드라이어로 대체.
깔아논 수건이 젖어 있으면 녹이 더 생길 수 있으므로 수건이 마를 때까지 20~30분 충분히 말려줬습니다.





한 번만 세척해도 가벼운 녹은 신기할 만큼 전부 사라졌습니다.
심한 녹은 아직도 남아 있네요.
나머지 세공줄과 연장들도 쭈~욱 달려봅니다.
참고로 각 용액은 1회 사용 후 버리고 다시 만들어 사용했습니다.









작업대가 아주 물난리가 났습니다.


녹이 심한 공구나 세공줄은 세척을 2회 시도했습니다.
여기까지의 과정은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아주 심한 녹까지 제거되진 않았지만 그거야 관리의 부족이 더 큰 문제라 생각하고 넘어갑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바로 다음과정을 진행하지 못하고 며칠이 지나버렸습니다.
그찰나 추워지려고 몇일 비가 내렸는데 그래서 그런지 다시 녹이 올라온 게 몇 개 보입니다.
안타깝네요.




그래도 세척 전과 비교하면 아주 훌륭합니다.

마지막으로 방청작업입니다.
자료에는 카멜리아 오일이 제일 좋다고 나오고 WD를 사용해도 무난하다고 하네요.
불건성유인 카멜리아 오일은 흔히 재봉틀 기름으로 알려져 있는 동백유입니다.
공업용 윤활제로도 많이 사용됩니다.
저도 평소 목재 공구나 지그 제작하고 기름을 먹일때 정제동백유를 사용하고 있어 그걸 쓰기로 합니다.

붓을 이용해 꼼꼼히 발라줍니다.




하는김에 다른 연장들도 꺼내 방청작업을 합니다.
아직 안꺼낸 것들도 많은데 언제 이렇게 생겨난건지..
많기도 합니다.



여기까지 세척 작업이 모두 끝났습니다.
번거롭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연장을 소중히 여기는 작업자라면 감수해야하지 않을까 싶네요.
장마철 전후로 1년에 두어번 정도 해주면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척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도 평소 관리가 더 중요합니다.
서로 겹쳐지지 않게 보관해 주는게 가장 좋습니다.
특히 밀페된 공간에 넣어 두면 공기가 순환하지 못해 녹은 더 쉽게 생기니 공기가 잘 통하는 곳에 보관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거치대도 몇 개 새로 만들었습니다.




전반적으로 결과물은 만족스럽습니다.
그리고 관리에 좀 더 신경써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목공 공구도 엄청난데 이젠 장석 공구도 너무 많아져버려서 쉽진 않겠지만..
그러면 또 이렇게 세척하며 하루를 보내야겠지요.
한 해 한 해 나이를 먹어가면서 느끼는 게 내 손으로 한 건데도 시간이 흘러 다시 하려면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안날 때가 많습니다.
그로인한 스트레스도 많았는데 지천명을 눈 앞에 둔 지금, 나이들어 감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좀 더 내려놓기 위해 애씁니다.
애쓴다는 것 자체가 아직도 붙들고 있음을 내포하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래서 기억을 위해 이렇게 기록을 남깁니다. 나중에 기억을 못할 나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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